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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도 일본 절처럼 세습하는가

김응교
와세다대학 객원교수


섬나라에서는 절 주지를 세습

오래 묵은 독감마냥 끙끙 앓다가 글을 올립니다. 여기 섬나라에서는 절 주지를 세습합니다. 교토에 가면 절을 세습하지요. 아버지가 절 주인이면 아들이 절 주인이 되고, 벤츠를 모는 은행의 귀한 손님이 됩니다. 정치도 세습합니다. 오부치 총리가 죽자, 단기유학하던 그 딸이 세습하고, 죽기 전까지 그대로 유지만 하면 주욱 해먹을 수 있습니다. 현재 최고령 91세, 87세 국회의원도 있습니다. 세계 민주주의를 썩게 만드는 고인물 나라입니다.

결과는, 그들끼리 나누어 먹는 것 뿐입니다. 국민들이 불교에 기대하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오하카>라는 무덤 자리를 살 때만 필요합니다. 불교의 주지들은 무덤 관리지기일 뿐이지요. 그저 교토의 주지들은 부자들이고요. 정치에는 무관심 뿐이고요. 한국에서 낙선운동을 배워 신주크역 앞에서 열심히들 하시고는 있지만, 국민들은 시민단체의 스피커 소리를 외면할 뿐입니다.

한국 교회도 일본 절처럼 세습을 하는 건가요? 하나님의 교회를 그렇게 사유화시키고!

여기 섬나라에서 이런 문제를 가지고 성경공부 모임에서 토론을 했었습니다. 옛날에 광림교회 다니던 어떤 분은 세습 받을 아들 친구라며, 그 친구가 공부는 잘 안했지만 거창에 가서 따로 공부하는 등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훈련을 받았을 거라며 나름대로 지지하더군요. 어떤이는 일단 세습이 유행이 되면 실력이 있던 없던 그 아들이나 사위가 세습하게 되는 웃기는 전통이 "교리"로 될 거라고 예견하구요. 그때가 되면 교회는 텅 비겠지요, 라고 누군가 눈을 내리깔고요. 대사관 영사 부인은 낮은 목소리로 세습 받는 아들이 더 문제라고 눈을 크게 뜨시고요. 저는 다만 앞으로 한국 교회가 일본의 절처럼 되겠구나, 한국 교회 목사도 이렇게 가다간 결혼식 주례나 장례식 주례 정도로 되겠구나, 혹은 예배는 없고 오로지 관광지로 변한 영국의 어떤 대교회를 멍하니 한숨 쉬며 떠올렸구요.
 

제2탄 영화는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든 법

무엇보다도 사무엘이 자꾸 생각났습니다. 그도 권력을 세습시키려 했지요.

"사무엘이 늙으매 그 아들들로 이스라엘 사사를 삼으니 장자의 이름은 요엘이요 차자의 이름은 아비야라 그들이 브엘세바에서 사사가 되니라…"(삼상 8:1).

그런데 결과는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그 아들들이 그 아비의 행위를 따르지 아니하고, 이를 따라서 뇌물을 취하고 판결을 굽게 하니라"(8:2).

그래서 백성들은 요구합니다.

"우리에게 왕을 주어 우리를 다스리게 하라 한 그것을 사무엘이 기뻐하지 아니하여"(8:6).

섭섭해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단호하십니다.

"백성이 네게 한 말을 다 들으라"(8:7).

이렇게 해서 왕정이 시작되지요.

성경에는 "세습"이라는 단어는 단 한번도 나오지 않지만 사무엘을 보면 과거나 지금이나 제2탄 영화가 좋은 평가를 받기는 힘든 모양입니다. 조금의 인간적인 욕망을 드러내긴 했지만, 마침내 백성과 하나님의 말을 받아들인 사무엘은 너무도 그 멋진 은퇴 설교를 해냅니다.

"… 내가 여기 있나니 여호와 앞과 그 기름부음을 받은 자 앞에서 내게 대하여 증거하라 내가 뉘 소를 취하였느냐 뉘 나귀를 취하였느냐 누구를 속였느냐 누구를 압제하였느냐 내 눈을 흐리게 하는 뇌물을 뉘 손에서 취하였느냐 그리하였으면 내가 그것을 너희에게 갚으리라"(삼상 12:1-25).

김선도 목사님과 그 형제들이 이 설교를 하실만큼 사무엘 같은 선지자로 남으시길 지금도 기도합니다.
 

뼈아픈 자기 싸움부터 해야

주일마저 결혼식 돈벌이로 예배가 없는 카루이자와의 우찌무라간죠 기념관 교회(거기서 저는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혼자 주일예배를 드렸습니다)를 떠올리며 사무엘이 그리운 현실이 안타까와 안타까와, 대화가 막혀 있는 광림교회 인터넷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광림교회 청년부 인터넷으로 그들의 대화방으로 들어가보았는데, 무기력하더군요. 이미 스스로 포기한 분들이더군요. 부모들은, 문제는 있지만 이 나이에 어떻게 교회를 옮기냐, 이고 대학생들, 부모님이 다니시니 계속 다녀야지, 라는 식이더군요. 이미 떠날 자들은 다 떠난 상태이고, 우물 안에 귀공자 혹은 거룩한 백수들만 남아 있는 것인지? 말이 통하지 않더군요.

혹시 성명서에 한 줄이라도 필요하다면 저희 학교 유학생 기독교 동아리나 일본두레모임을 통해서라도 성명서를 만들어 보내고 싶습니다. 최일도 목사님 말씀대로 농성을 하든지, 교회 마당에 가서 무릎 꿇고 기도라도 해야 합니다.

그간 너무 우리 밖의 문제에만 매달려 왔나봐요. 사회에 호소력이 없던 이유는 똥묻은 개가 흙묻은 개한테 왜 짖어, 라는 식이였죠. 정말, 우리 식구의 상식부터 따져야 호소력이 있습니다.

가장 순수한 것이 가장 강한 법인데, 우리 식구들이 별로 순수해 보이지 않으니까요. 뼈아픈 자기 싸움부터 해야, 남들이 끄떡여 줄 겁니다.


출처 : 대형교회 담임목사직 세습문제와 대응방안 - 공동포럼
주최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복음과 상황
일시 : 2000년 9월 5일(화) 오후 7시
장소 : 여전도회관 2층 루이시 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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