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알기 쉬운 교회세습 논쟁(백종국)

by 세반연 posted Oct 1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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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쉬운 교회세습 논쟁

백종국(경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공동대표)

 

명성교회 ⓒ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발생하고 있는 교회세습 돌풍은 한국 개신교를 파고드는 사탄의 교묘한 계략이다. 하나님의 교회를 사람의 교회로 타락시키는 데 있어서 이만한 계략을 찾기 힘들다. 한국교회의 새로운 부흥을 위하여 하루속히 극복되어야 할 악폐이다. 이미 많은 전문적 토론이 있으므로 여기에서는 많은 이들이 자주 질문하는 몇 가지 요점만을 골라 정리하고자 한다. 번호가 달린 명제는 교회세습 찬성 측의 주장이고 그 아래는 왜 이 주장이 틀렸는지에 대한 반대 측의 설명이다.

 

① 세습이 아니라 승계이다.

말장난에 불과하다. 한국 개신교회 내에서 발생하는 가족 간의 담임목사직 승계를 교회세습이라 한다. 세습이란 특정한 조직 내에서 나타나는 부와 권력의 혈연적 승계를 의미한다. 북한의 최고위직 승계, 재벌의 경영권 승계, 교회의 담임목사직 승계 등이 대표적인 세습의 유형이다. 실제의 교회세습에는 직계세습, 사위세습, 지교회세습, 징검다리세습, 다자간세습, 복합M&A세습, 교차세습, 동서간세습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② 교인들의 다수결로 결정했기 때문에 합법적이다.

도둑들끼리 절도물의 분배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해서 도둑질한 물건의 소유권이 사회적으로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교회세습은 하나님의 것을 인간이 절취하는 행위이므로 신앙적 정당성이 없다. 교회 구성원 다수를 이런저런 수단으로 회유하여 다수결을 만들었다고 해서 합법성을 가지지는 않는다.

 

③ 성경에도 제사장직의 세습이 있다.

개신교의 목사는 구약의 제사장이 아니다. 이를 동일시하는 것은 이단적 주장이다. 개신교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만이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잇는 유일한 제사장이시다. 목사는 가르치는 직분을 가진 성도 중의 하나일 뿐이다.

 

④ 남의 교회 일이니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논리적으로 모순된 주장이다. 이 논리대로라면 교회세습반대의 주장에 대해서도 남의 일이므로 간섭해서는 안 된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한 몸이므로 마땅히 바로 서도록 서로 권면해야 한다고 성경은 가르치고 있다.

 

⑤ 떠들 것이 아니라 조용히 기도해야 한다.

다수 교인들의 시위를 조직하여 교회세습반대를 외치는 것도 기도의 일종이다. 예수님과 선지자들께서도 광야에서 기도만 하는 게 아니라 왕들과 제사장들과 군중 앞에서 과감하게 진리를 외치셨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가 조용하면 돌들이 소리치리라.

 

⑥ 교회세습반대운동이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반감을 불러일으킨다.

질병이 아니라 질병을 치료하려는 의사가 환자를 죽이고 있다는 논리이다. 의사의 처방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질병을 치료하려는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환자나 환자 가족의 명성과 신뢰를 더욱 높이는 일이다.

 

⑦ 대형교회를 공격하려는 빨갱이의 수작이다.

정치적 쟁점을 동원하여 신앙적 오류에 연막을 치려는 사탄의 계략이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교회세습이야말로 북한의 3대 세습을 따르는 종북적 행태이다. 그리고 지금 한국에서는 교회세습이 교회의 크기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⑧ 교회를 살리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도리어 교회세습은 교회를 죽이는 사탄의 계략이다. 상식적으로 어떤 교회세습이 3대를 간다고 생각해보자. 이단종파가 아닌 이상 삽시간에 몰락할 것이다. 세습하는 교회들로만 이루어진 교단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 교단과 교단 신학교들도 순식간에 몰락할 것이다. 그러한 교회나 교단에서는 희망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세습하는 교회가 살아남아 있는 이유는 다수의 교회들이 세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⑨ 교회 리더십의 불안은 교회의 불안을 초래한다.

교회세습을 해야 덜 불안하다는 주장은 비성경적이다. 교회의 불안은 오직 그리스도만을 의지할 때 해소될 수 있다.

 

⑩ 교단법으로 교회세습을 규제하는 것은 목사 자녀들에 대한 역차별이다.

형식 논리로 보아 일정 부분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교회세습 자체가 신앙적 정당성이 없는 행위이므로 법적 형평성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도둑들이 약탈물의 분배가 부당하다고 법에 호소할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정당성의 고려를 제외한다고 해도 각종 사례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난 바 교회세습은 교회정치에 있어서 명백하고 현존하는 불공정성의 위험을 지니고 있다. 명백한 불공정성의 위험을 아예 배제하는 것의 법적 실익이 역차별을 이유로 교회세습을 허용하는 경우보다 훨씬 더 크다.

 

위에서 찬성 측 명제들을 언급했으나 사실상 이는 교회세습의 명분을 찾는 시도에 불과하다. 각종 자료에 나타난 교회세습의 실제 이유들을 보면 신앙과는 상관없는 개인적 혹은 집단적 욕망만이 가득하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이러한 점에서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다음 두 가지 부탁을 드리고 싶다.

첫째는 정직한 그리스도인이 되자는 것이다. 하나님은 진실과 정직의 하나님이시다. 사탄이야말로 거짓의 아비이다. 무소부재하신 하나님께서 지금도 우리 마음속을 보고 계시니 그를 속일 생각일랑 하지 말자.

둘째는 마라나타의 신앙을 가지자는 것이다. 오늘 혹은 내일 주님께서 오실 수 있다. 설사 수천 년 뒤가 된다고 해도 하나님 앞에서는 그 모두가 잠시 지나가는 세월에 불과하다. 이러한 순간을 살면서 구태여 자식에게 교회를 세습하려 발버둥 치는 모습은 그리스도인답지 못하다. 그리스도인다운 자식 사랑에는 더 좋은 방법을 찾도록 하고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는 항상 그의 것으로 경건하게 받들도록 하자.


출처: 기윤실 좋은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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