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위 세습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제일성도교회. 12월 29일 황진수 원로목사가 사위 진웅희 목사 청빙을 접고, 새 목회자를 후임으로 청빙하겠다고 교인들 앞에서 밝혔다. 아직 당회 결의를 거친 것은 아니지만, 사위 세습을 주도해 온 황 목사가 그런 발언을 했기 때문에 진 목사 청빙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제일성도교회(박희돈 임시당회장) 사위 세습을 주도한 황진수 원로목사가 사위 진웅희 목사를 담임목사로 세우는 것을 중단하겠다고 지난해 12월 29일 공동의회에서 밝혔다. 아직 당회 결의를 거치지는 않았지만, 황 목사는 진 목사 대신 다른 목회자를 후임으로 청빙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황 목사는 사위 세습 포기 이유로 △현재 미국에 가 있는 진 목사가 비자 문제로 한국에 들어오기 어렵다는 것 △오랫동안 담임목사 자리가 공석인 상태로 있었다는 것 등을 들었다. 새 목회자를 후임 목사로 청빙할 때 자신이 직접 관여하면 좋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제일성도교회는 2011년 5월부터 지금까지 2년 넘게 사위 세습 문제로 진통을 겪었다. 진 목사는 처음에는 황 목사가 제일성도교회로 오라고 한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하지만 진 목사가 청빙 제안을 받아들인 이후 교회는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의 공동의회에서 진 목사를 담임목사로 청빙하려 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교회 안팎으로 사위 세습을 한다는 비난이 거셌고, 진 목사가 제일성도교회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목사가 아니라는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진 목사는 미국 교단 ECA(Evangelical Christian Alliance) 소속이다. (관련 기사 : 제일성도교회, 사위 세습 제동)

예장합동 총회신학원에서 타교단 목회자를 위해 개설한 특별 교육 '편목'을 수강하는 과정에서는 대리 출석과 대리 시험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다. 진 목사는 해당 학기에 낙제 처리를 받는 등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2월 편목 과정을 마쳤다. (관련 기사 : 총신대 진웅희 목사 낙제 방침)

진 목사는 편목 과정 졸업 이후 처음에는 서경노회에서 강도사 고시 추천서를 받지 못했다. 그 이유는 2010년 12월경 서경노회 서기가 노회장의 허가 없이 진 목사에게 '노회 소속 증명서'를 발급해 준 사실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 제일성도 '사위 세습' 목사 올해도 청빙 불가) 서경노회(이종식 노회장)는 처음 결정을 번복하고 지난해 10월 정기회에서 진 목사의 강도사 고시 추천 청원을 가결했다. 이에 진 목사는 강도사 고시를 거쳐 예장합동 소속이 된 후 담임목사 청빙을 확정받고자 했다. (관련 기사 : 진웅희 목사, 세습 강행 의사 밝혀)

  
▲ 제일성도교회 황진수 원로목사는 예고 없이 12월 29일 공동의회에서 사위 세습 포기 발언을 했다. 새 목회자 청빙 건은 다음 당회에서 확실히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제일성도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하지만 황진수 목사가 새 목회자를 후임으로 청빙하겠다고 교인들 앞에서 말한 이상 진 목사가 교회 담임으로 오는 것은 불투명해졌다. 진웅희 목사는 황 목사의 발언에 대해 말을 아꼈다. 진 목사도 장인어른과 같은 생각이냐는 질문에 지금 본인이 답할 상황이 아니라며 교회 청빙위원회가 결정할 내용이라고 했다.

황 목사는 예고 없이 세습 포기 발언을 했다. 교회 당회에서도 새 목회자 청빙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당회는 황 목사의 뜻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진 목사 청빙을 주도한 이가 황 목사였는데, 본인이 그 뜻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제일성도교회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황 목사의 결정과 관련해 지난해 9월 예장합동 총회에서 세습은 불가하다고 한 결의가 크게 작용했다고 봤다. 비대위의 한 장로는 교단 총회에서 세습 금지를 결의했는데, 노회나 교회에서 그 결정을 거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황 목사도 총회 결정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교회가 진 목사 청빙을 밀어붙일지, 중단하고 새 목회자를 뽑을지는 다음 당회에서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당회의 한 장로는 새 목사 청빙과 관련해 사전에 논의한 바가 없다며, 신년 하례회나 당회 임시회에서 다룰 것으로 짐작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