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순복음교회 세습철회 촉구 면담

by 세반연 posted Nov 3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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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순복음교회가 11월 22일(일) 제직회를 통해 담임목사직 세습을 결의했습니다. 이에 저희는 인천순복음교회를 찾아가 세습을 철회해줄 것을 요청하고,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의 입장이 담긴 성명서를 전달하고 왔습니다.

교회 세습이 진행 중이라는 제보가 몇 차례 접수되었기에, 제보된 내용이 사실인지를 질의하는 공문을 교회에 보냈는데요. 회신 기한이 다가오는데도 교회 측에서는 답이 없더니, 세습이 확정된 다음 날, 아버지 최성규 목사에게서 '해명을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저희가 요청한 공문 회신 기한인 11월 23일(월)에 정확히 맞춘 것이었지요. 그렇게 해서 11월 27일(금) 오후에 면담이 이루어졌습니다.

당회장실을 찾아가니 아버지 최성규 목사, 장남 최용호 목사, 홍광화 원로장로, 청빙위원장 등이 배석해 있었습니다. 최 목사 측은 청빙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며 교단법상 문제가 될 만한 일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고, 방인성 목사(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실행위원장)는 의문점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최성규 목사 측의 해명에 따르면, 2013년 기자회견에서 인천순복음교회가 세습의혹 교회로 지목되었을 때만 해도 교단법에 담임목사 정년 규정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당시에 '청빙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에 밝혔다고 합니다. 2014년이 되어서야 최성규 목사가 '3년 후에 75세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신문에 청빙공고를 내려고 했었다는데요, 교인들이 반대해서 신문공고를 내지 않았답니다.

교인들이 후보 공개모집을 반대한 이유에 대해서 홍광화 원로장로는 '목회의 특수성이 있는데, 어차피 안 붙을 사람을 왜 공고하는가'라고 반문하며, '피차간에 제스처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어차피 공개모집을 해도 적당한 사람이 없어서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을 것이라는 얘기였는데요. 방인성 목사가 '목회에 어떤 특수성이 있는가'라고 질문하자, 홍 장로는 '효(孝) 목회'고 답변했습니다. 효 목회/하모니 목회는 최성규 목사가 표방하는 핵심 목회철학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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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인성 목사는 다른 목회자에게 청빙기회를 전혀 주지 않은 것에 대해서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최성규 목사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교회 내 9개 기관의 대표들이 모여 청빙위원회를 구성했는데, 장로들만 결정한 게 아니라 장로들이 각 기관의 뜻을 충분히 수렴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교단 목사라면 누구라도 좋으니, 각자 여러 이름을 써내라'고 했는데, 9명 전원이 장남 최용호 목사의 이름 1개만을 써냈다고 했습니다. 최성규 목사는 예상치 못한 투표 결과를 보고, '그러면 내가 투표하는 자리에서 빠지겠다, 청년부 회장(청빙위원)도 잘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2차 투표에서 다시 만장일치가 나왔고, 당회에서 투표를 진행했을 때도 53명 전원이 찬성했다고 했습니다.






방인성 목사는 청빙위원회가 10월에서야 뒤늦게 소집되어, 2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최종 후보를 선정한 뒤 당회에 상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정을 촉박하게 잡은 이유에 대해 질문하자, 최용호 목사는 '미리 해버리면 "꾼들이 생겨서" 그렇게 했다'며, '청빙도 성령의 인도하는대로 하자'고 교인들에게 얘기했다고 답변했습니다. 방인성 목사는 '청빙은 모든 목회자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하는데 2달도 안되는 기간에 졸속으로 처리 되었다'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방인성 목사는 '최성규 목사님은 북한을 아주 싫어하시는 분으로 아는데, 북한은 국민을 우매하게 만들어서 만장일치로 만든다'며 인천순복음교회의 청빙과정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에 최성규 목사는 '저는 북한을 전부 싫어하는게 아니라 북한 "동포"를 아주 좋아한다'고 웃으며 답하고, 북한처럼 억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강요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만장일치가 되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본인은 청빙과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며, 손을 들어서 투표(거수)하는 방식조차 채택하지 않고 비밀투표로 진행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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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인성 목사는 공동의회를 전혀 거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습니다. 이에 최성규 목사는 교단법에 전혀 저촉되지 않는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순복음교단(기하성) 헌법상, [당회 청빙결정 -> 후임목사 청빙수락 -> 공동의회 인준]의 과정을 거치는데, 대형교회의 경우 제직회가 공동의회를 대신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는 것입니다. 교회 측은 교단법을 잘 몰라서 생기는 오해일 뿐이라고 했지만, 방인성 목사는 '몇몇 사람이 교회를 운영하고 있다'며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최 목사 측은 아들 최용호 목사가 교회의 유일한 부목사로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답했습니다. 부목사는 직위에 대한 명칭일 뿐, 부교역자를 일컫는 말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도 수백 명의 부교역자가 있는데 부목사는 딱 두 명'이라며, '교단 헌법이 그렇다'고 했습니다. 장남 최용호 목사는 '부목사는 어시스턴트 패스터(assistant pastor), 넘버 투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왜 하필 아들 목사가 넘버 투였는지 질문하자, 최성규 목사가 '경력 때문이다, 92년도부터 전도사 사역을 시작해 경력이 두 번째로 많은 23년이 되었다'고 답했습니다.







최 목사 측은 인천순복음교회 예배인원이 어린이 포함 1만 명, 장년 예배출석 인원은 지교회 포함 약 7,000~8,000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제직은 서리집사까지 포함해서 약 3,000~4,000명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직회에 참석해서 투표한 인원은 399명, 찬성표를 던진 사람은 350명에 불과했습니다. 방인성 목사는 350명의 교인이 수천 명의 성도를 대신해서 결정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최성규 목사는 참가 대상을 미리 신청한 사람으로 정했기 때문에 괜찮다는 입장이었고, 더 많이 참석했더라도 찬성 비율(87.7%)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최성규 목사는 본인이 청빙과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아들의 이름을 교회에서 언급하거나 기도하자는 얘기도 전혀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아들 목사에게 미안할 만큼 냉정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대안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상태에서 부여된 자율성이 과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새장 속에서 날개짓을 할 수 있는 자유'는 진정한 자유가 아닌 법입니다.

방인성 목사는 충현교회에서 세습한 뒤 원로목사가 후회한 사례를 들어, 세습 결정을 철회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최성규 목사는 '충현교회는 목회준비가 안된 것'이라며 경우가 다르다고 했습니다. '아들 목사에게 목회하라는 얘기를 하지 않았는데도 하나님이 준비시키셨다'며, 효 신학을 알고 효 목회를 실천할 사람은 최용호 목사 뿐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방인성 목사는 '목사님의 심중을 성도들이 읽었다'고 지적하고, '정년 은퇴하는 내년 12월까지 기도하고 결단해서, 아드님이 독립적 목회를 하도록 다시 생각을 해달라'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최성규 목사는 '강요가 아니라 성도들의 선택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니 이해해달라'고 했습니다. '세습반대운동하는 취지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한국교회 문화가 한 번에 바뀔 수는 없어도 천천히 바뀌어 가지 않겠느냐'며 다시 한번 거절의 뜻을 밝혔습니다.

홍 원로장로는 '목사님 뜻을 받들기 위해 결정한 것보다는 교회를 위한 결정이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세습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되지 않는 일을 억지로 되게 하려는 세습이 나쁜 것이지, 우리처럼 하나님 인도하시는데로 가는데, 선한 일을 막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을 밝혔습니다. 최성규 목사 역시 '교인들이 최성규 목사를 본 것도 아니고, 최용호 목사를 본 것도 아니다. 인천순복음교회를 보고 뽑은 것이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순복음교회처럼) 성령운동 했으면 괜찮았을 것'이라며, 효 목회를 하는 특수성을 감안해 달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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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의 의견이 평행선으로 달렸습니다. 방인성 목사는 두 목회자에게 세습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전달하며, 마지막으로 다시 세습 철회를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최용호 목사가 성명서를 받았지만, 세습을 철회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거부했습니다. 방인성 목사가 마지막으로 다시 사정하자, 최성규 목사는 "그럼 우리교회에 누가 와. 방 목사가 추천해줄 수 있어?"라고 질문했습니다. 방 목사는 '있지요'라고 답했습니다. 최성규 목사가 누구를 추천할 수 있는지 묻자, 방 목사는 "많지요, 제가 다 추천해 드리겠습니다"라고 했지만, 최성규 목사는 미덥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교회 어떡해. 그러면 내가 다 죽어. 나는 어떡해"라고 얘기했습니다. 서로의 뜻을 확인한 양측은 정중히 악수를 나누고 헤어졌습니다.


사진2.JPG



배웅을 나온 교회 관계자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저는, 교회 안에 분란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없이 많은 교회의 분쟁사례와 아픔을 지켜보았던 입장에서, '교회 분쟁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길이 곧 세습'이라는 그 확고한 믿음이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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