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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교회의 목회세습, 어떻게 볼 것인가?

 

양혁승 교수(연세대 경영학과)

 

()대형교회 목회세습은 '인간적 탐심에서 연유한 공적 직위의 사유화', '예수 그리스도의 머리되심과 공교회성에 대한 부정'이다. 그런 점에서 목회세습 방지운동은 한국교회의 '공교회성 회복운동'이라 할 수 있다.

 

1. ()대형교회의 목회세습: 한국재벌기업의 경영권 세습과의 이미지 중첩성

- 상생과 공존보다는 시장논리에 입각한 경쟁과 독점의 논리가 지배하는 한국기업생태계와 현재 한국교회생태계는 매우 유사한 모습을 띠고 있는 바, 기업의 양극화(99·88 현상)와 유사한 모습을 띠고 있는 한국교회의 양극화는 그것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 따라서 ()대형교회의 목회세습은 한국사회 내 재벌 총수일가로 상징되는 특권계층의 편법적인 부/경영권 세습과 매우 유사한 이미지 중첩성을 갖는다.

 

2. 한국교회의 목회세습, 어디에서 연유하는가?

- 전통적 가족혈통주의 문화: 한국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무한책임의식과 혈통을 잇는 자녀들에게 부와 권력을 물려주는 관행이 한국사회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cf. 서구사회: 성인이 된 자녀들의 독립(자립)에 큰 가치를 부여함.

 

- 성직주의에 기반한 목회자주도의 교회운영: 우리나라 고유의 가부장적 권위주의 전통과 성직주의가 어우러져 교인들의 목회자 의존도가 지나치고 높고, 목회자주도의 교회운영과 의사결정관행이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 목회자의 공로(功勞)의식: 특별히 개척·창립한 교회가 ()대형교회로 성장한 교회의 목회자들에게는 부지불식 간에 공로의식이 자리잡을 개연성이 높다.

 

- 인간적 욕심: ()대형교회의 목회세습은 어떠한 명분을 앞세우든 본인이 이룩했다고 생각하는 안정적 목회기반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본인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인간적 욕심이 그 기저에 놓여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 목회세습은 이상의 요인들, , 가족혈통주의 문화와 가부장적 전통과 성직주의가 작용하여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목회자중심의 교회운영관행, 본인이 ()대형교회로 성장시켰다는 목회자의 공로(功勞)의식, 인간적 욕심 등이 결합된 결과로 볼 수 있다.

 

3. ()대형교회 목회세습의 의미와 시사점은?

- 목회세계의 계층화 진전과 계층간 이동성 저하: 기독교 교세가 확장된 결과로서 기독교의 영향력 증대와 세력화가 진행되고, 교세의 불균등한 분포 속에서 교계 안에 교회의 규모에 따른 계층화가 상당한 정도로 진전되었다. 그러한 계층화의 진전 속에서 이루어지는 목회세습은 목회세계 내 계층간 이동성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 한국교회 세속화의 단적인 증거: 아직도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우리나라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정상적 증상들(, 독점과 경제력집중의 심화, 편법적 부와 경영권 세습 등)과 너무도 흡사한 증상들이 일어나고 있는 한국교회의 현실이 바로 한국교회 세속화의 단적인 증거라 볼 수 있다. 몇몇 ()대형교회의 목회자에게서 재벌그룹 총수의 이미지를 느끼는 것이 한국교회의 불편한 현실이다.

 

- 한국교회를 지배하고 있는 신학의 한계 노정: 수십 년 목회자로 헌신해온 분들이 은퇴시점에 인간적 욕심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보인다면 그 분들이 성도들에게 설교하고 가르쳤던 것들은 삶을 변화시키는 실천적 신앙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며 그 분들이 기반으로 했던 신학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그분들의 그러한 모습은 일반성도들에게 신앙의 능력에 대해 강한 회의감을 불러일으키는 악영향을 미친다.

 

- ()대형교회의 정상적 내부견제 및 자정기능 부재의 증거: ()대형교회에서 일어나는 목회세습이 사적 욕심에서 비롯된 것임을 부인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교회 의사결정과정에서 어렵지 않게 관철된다는 것은 정상적 내부견제 및 자정기능이 부재함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목회자를 비롯한 모든 믿는 자들의 실존적 본질은 "구원을 받았으나 구원을 이뤄가야 할 약한 존재"라는 점이며, 목회자라 할지라도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액튼 경의 경구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이는 교회 내에도 정상적 내부견제 및 자정 메커니즘이 구비되어 작동되어야 할 필요성을 말해준다.

 

- 교회의 대형화에 따른 위험성의 일면: 교회가 대형화됨에 따라 뒤따라오는 폐해 중 하나가 교인들의 익명성이 높아지고 소시민화가 진전된다는 점과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인원이 많아질수록 개개인의 발언권과 영향력은 1/n로 작아지는 반면, 담임목회자의 발언권과 통제력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4. ()대형교회의 목회세습, 왜 문제인가?

- 예수 그리스도의 주되심에 대한 부정: 교회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시고 목회자는 청지기라 할 수 있는데, 목회세습에 관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실상을 보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주인이심을 부정하고 담임목회자가 청지기가 아닌 주인의 위치에서 청지기 임명권을 남용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목회세습에 대한 의사결정은 목회의 가시적 열매를 맺게 된 주체가 하나님이라기보다는 해당 목회자 자신의 역량에 있었다는 인식의 발로라 할 수 있다.

 

- 교회공동체의 구별성 상실: 교회공동체가 성경적 가치와 원리를 좇아 운영될 때 세상공동체와 구별된 대안공동체로서 하나님 나라를 드러낼 수 있는데, ()대형교회의 목회세습은 교회공동체의 세상공동체와의 구별됨을 손상시킴으로써 교회의 선한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하나님나라의 확장을 제약하게 된다.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 없어 다만 밖에 버리워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5:13)

 

- 교회의 사유화와 공교회성 상실: ()대형교회의 목회세습은 그 이익이 1차적으로 해당 목회자 가족의 사적 이익으로 귀결되는 반면, 그에 따른 비용은 한국교회 전체와 목회자사회 전체가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교회의 사유화와 공교회성 상실'로 규정할 수 있다. 한국교회를 가시적으로 대표하는 일부 ()대형교회들의 목회세습을 비롯한 부정적 행태가 우리 사회에서 반기독교 정서의 확산과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확산을 촉발하는 데 일조했다.

 

- 목회자사회의 활력저하 초래: ()대형교회의 목회세습은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급격한 기득권화 및 보수화와 목회세계의 계층화 및 계층간 이동성 약화를 초래하고, 역량 있는 예비목회자들의 유입을 방해함으로써 목회자사회의 활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더 나아가 목회의 본질에 충실하면서 복음 사역에 헌신하는 목회자들의 박탈감과 허탈감을 심화시킴으로써 그들의 목회의욕을 잃게 할 수 있다.

 

- 정의에 반하는 불공정성 용인: 부와 권력의 세습은 사회적 불공정성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바, ()대형교회의 목회세습 또한 교회 내에 정의에 반하는 불공정한 관행이 착근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 사회적 공정성은 자신의 노력의 결과가 아닌 운(, luck)이라 할 수 있는 요소가 경쟁의 출발선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이슈임.

 

5. 기능론에 입각한 ()대형교회 목회세습의 명분과 반론

- (명분1) 리더십 공백에 따른 부작용 최소화: 목회세습은 통상 개척·창립한 목회자의 은퇴와 맞물려 발생하는데, 개척교회로 시작한 교회가 ()대형교회로 성장한 후 해당 목회자가 은퇴하게 되면 리더십 공백이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으며, 그러한 리더십 공백과 그로 인해 성도들이 느끼게 될 상실감을 단기간에 메울 만한 후임 목회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맥락에서 전임목회자 자녀에게 담임목회자 자리를 물려주는 것은 리더교체기에 당면하는 리더십 공백과 그것을 메우는 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잠재적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능적 측면이 있다는 주장.

 

- (명분2) 후계자의 뛰어난 역량: 후계자가 뛰어난 목회역량을 갖추고만 있다면 혈족주의에 입각한 후계체계의 일반적 문제점(, 역량이 부족한 후계자의 선발)은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

 

- (반론1) 취약한 교회 건강성의 증거: 특정 교회의 건강성은 리더교체기에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볼 수 있는 바, 목회세습을 통해서만 리더교체기에 당면할 수 있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교회라면 해당 교회의 평상시 건강성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 교회공동체 내 평신도 리더들이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며 하나님의 몸 된 공동체의 중추로서 자리매김되어 있는 건강한 교회라면 리더교체기에 당면할 수 있는 문제들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으며, 또한 하나님의 몸 된 교회의 공교회성과 지속성에 관심을 갖고 있는 목회자라면 사전에 리더십 공백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후임자 육성 및 공정한 청빙절차 등을 마련해놓아야 한다. 사전에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막상 당면한 시점에서 리더십 공백에 따른 현실적 문제를 앞세워 목회세습을 정당화하려는 자세는 옳지 못하다.

 

- (반론2) 일정한 시차를 두고 공정하고 정상적인 청빙절차 적용: 은퇴 목회자 자녀가 아무리 뛰어난 목회역량을 갖춘 사람이라 하더라도 목회세습이 한국교회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 외부효과를 감안할 때 적어도 전임 목회자의 후광효과를 배제할 수 있는 일정한 시간(예컨대, 5)이 지난 후 공정한 목회자 청빙절차를 적용해야 할 것이다.

 

6. 비정상적 목회세습을 예방하려면?

- 교단차원의 방지노력: 세습금지가 기본원칙이고, 불가피한 목회 승계가 예외가 되도록 교단 차원에서 원칙과 규정을 확립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임.

 

- 의사결정구조의 개선: 목회자의 독단적 의사결정보다는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확인하는 과정으로서의 의사결정과정이 교회 내에 정착되도록 노력해야 함.

 

- 교회운영의 투명성 제고와 건강한 내부견제 메커니즘 구축: 목회자의 재량적 예산사용의 목적과 범위와 방식을 투명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으며, 사후적 관리체계보다는 예방적 관리체계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됨.

 

- 목회자 임기제와 목회와 행정의 분리: 담임목회자의 교회에 소유의식을 청지기의식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목회자의 임기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음. 또한 목회자가 부패와 세속의 덫에 걸려 넘어지는 근본원인 중 하나가 담임목회자가 실질적인 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교회운영구조와 관행 때문이라 할 수 있는 바, 목회와 행정을 분리하고 상호 건강한 견제가 일어나도록 할 필요가 있음.

 

- 한국교회생태계의 질적 전환: 한국교회생태계의 건강성 회복 차원에서 보면 소수의 ()대형교회와 대다수의 소형교회로 구성되어 있는 양극화된 교회생태계보다는 중형교회의 층이 두터운 교회생태계를 지향할 필요가 있음. 이를 위해 ()대형교회의 중형교회로의 분화/분립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음. ()대형교회의 중형교회로의 분화/분립은 한국교회의 공교회성 회복의 중요한 진전이라 볼 수 있음.

 

- 많은 목회자들에게 양질의 목회사역 장()을 제공하고 유능한 목회자들의 지속적 유입을 촉진하는 측면

 

- 교세집중에 따른 위험성을 완화하는 측면: 대표성을 갖는 초대형교회의 파행은 한국교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며, 교회가 대형화될수록 내부견제 메커니즘이 작동되기 어렵고 그 결과 목회자의 부패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고 볼 수 있음.

 

- 바른 목회사례의 발굴 및 확산과 교인들의 의식수준 향상: 궁극적으로는 바른 목회의 사례들이 확산되어 한국교회의 규범으로 자리잡고, 성도들의 의식수준이 향상되어 목회자 의존성과 맹신성이 낮아질 때 비정상적 관행이 사라질 것임.

 

출처 : 대중 좌담회 '교회세습, 무엇이 문제인가' 발제문
주최 :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일시 : 2013년 1월 8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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