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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세습옹호’ 성명서에 대한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입장


지난 19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는 목회세습을 옹호하는 성명서를 통해 요사이 발생하고 있는 가족 간 담임목회자 직분의 승계를 ‘세습’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잘못이며 이 때문에 한국 교회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 발생은 세습반대운동을 주도했던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의 탓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기윤실은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히는 바입니다.
 

첫째, 기윤실의 세습반대운동은 다음과 같은 신앙적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1) 기독교는 혈연의 종교가 아닌 언약의 종교입니다. 세속적인 혈연이 목회자 선택의 기준으로 작용하는 목회세습은 하나님의 뜻과 성령의 역사가 설 자리를 없게 만드는 반성경적인 행동입니다.

(2) 교회란 물적인 공간 자체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따라서 물려주거나 물려받을 수 없는 신앙공동체입니다. 담임목사직 세습의 이면에는 교회를 물적 공간으로 보는 고질적인 물량주의와 잘못된 소유의식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3) 오늘날에는 기업의 공동체적 성격에 대한 사회적 합의로 인해 재벌의 총수 자리마저도 혈연적 승계를 포기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물며 하나님의 주권에 의해 통치되고 있는 교회는 어떠해야겠습니까? 혈연관계에 의지해서 교회의 평안을 추구하려는 것은 이미 교회가 깊이 병들어 있다는 증거입니다.


둘째, 기윤실의 세습반대운동은 목회자 과잉 공급 시대의 문제를 특히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기총은 “시골 교회의 쓰러져 가는 교회에서 아버지가 설교했던 눈물의 낡은 강단을 닦고 그 길을 이어서 가려 하는 아들“ 목회자들도 비난할 것인지를 묻고 있습니다. 당연히 기윤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도리어 우리는 어떤 목회자가 헌신의 마음으로 대를 이어 작고 가난한 교회를 섬기는 경우가 있다면 이를 큰 미덕(美德)으로 생각합니다. 우리는 매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상“ 및 ”겨자씨가정축제“ 등을 통해 한국 교회의 미담 사례를 확산하는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기총이 밝혔듯이 목회자의 수는 10만 명인데 교회 수는 5만5천 개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목회자 공급 과잉의 압력이 클수록 자신의 아들에게 자신이 시무하던 교회를 물러주고픈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욕망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목회세습을 자발적으로 삼가하는 것이 한국 교회를 세속화로부터 살리는 길입니다.


셋째, 특히 재정규모와 교계 영향력이 큰 중・대형교회의 담임목사 선임에서 목회세습을 금해야 합니다.

중・대형교회 담임목사의 2세들 중에는 실제 목회자로서 훌륭한 자질을 갖춘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핑계로 세습을 감행하는 순간, 그 자질과 함께 진정성을 의심받게 됩니다. 오히려 2세 목회자들은 겸손하게 새로운 목회의 길을 선택함으로써 지금도 숱한 어려움 속에서 묵묵히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목회자들과 목회를 준비하는 수많은 동역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해당 교회의 성도들이 깨어있어야 합니다. 족장시대나 왕정시대의 혈연적 세습을 개혁 교회의 목회세습 정당화에 활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세속적이고 인본주의적 논리에 좌우 당해서는 안 됩니다. 목회자 선임에 있어서 하나님의 공의 보다 교회의 안정성을 선택하는 오류가 발생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대형교회의 담임목사직 세습은 한국 교회를 뿌리에서부터 흔들고 있는 개교회주의, 목회자의 권위주의, 교회 성장주의 등이 빚어낸 총체적인 결과입니다. 우리는 우리 사회의 부정과 타락, 비민주적 관행에 대해 먼저 경고하고 철저한 개혁을 촉구해야 할 교회가 오히려 담임 목사직을 세습함으로 이 시대의 양심과 구원의 방주로써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슬픈 현실에 대해 통회하고 있습니다. 기윤실은 앞으로도 막대한 부와 권력을 가진 대형교회에서 담임목사직 세습이 일어난다면 여러 기독시민단체와 연대하여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해 나갈 것입니다.


2012년 7월 24일(화)
사단법인 기독교윤리실천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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